일요서울

2026 동계올림픽은 왜 지상파에서 중계 하지 않았을까?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2026. 2. 6. 개막했다. 어젯밤(2026. 2. 8.)에는 동·하계통산 400번째 메달이 나왔다. 주인공은 38세의 스노보더 김상겸 선수다. 필자와 같은 나이인데,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 올림픽에서, 그것도 강세가 아닌 종목에서 메달을 따는 모습은 필자의 가슴을 울렸다. 안타깝게 결승전에서 오스트리아의 벤야민 카를 선수에게 0.19초 차로 석패하였으나, 그래도 막강한 상대들을 차례차례 꺾고 은메달을 손에 거머쥔 김상겸 선수에게 다시 한번 격한 축하와 응원을 보낸다.

단독 중계 시대의 개막

그런데 한 가지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다. 보통은 지상파에서 이러한 올림픽 경기들을 중계를 할 텐데 이번에는 도대체 어디에서 동계올림픽을 중계하는지 당최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알고 보니 JTBC가 동계올림픽 국내 단독 중계권을 확보해서, 우리가 빠르게 채널을 찾지 못한 것 같다. 즉, 과거 지상파 3사(KBS, MBC, SBS)가 공동으로 중계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특정 방송사가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중계방송을 독점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의 채널선택권과 방송사들의 사익추구권 중 무엇이 우선할까? 그 답을 알아보기 위해 먼저 재산권으로서의 방송중계권에 대해 알아보자.

방송중계권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과의 계약을 통해 취득하는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재산권이다. 중계권자는 원칙적으로 해당 콘텐츠를 단독으로 방송할 권리를 가지며, 이를 다른 방송사에 재판매할지 여부와 그 조건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이러한 독점적 권리는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중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고품질의 방송 콘텐츠 제작을 유인하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우리 법제 역시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관련 세법에서 ‘지역별 독점방송중계권자’를 명시하는 등 독점적 중계권의 존재를 인정하였다(조세특례제한법 시행규칙 제47조의3 제2항 제2호).

보편적 시청권이라는 공익의 잣대

그러나 방송의 공공성과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하여, 우리 방송법은 반대로 중계권자의 재산권 행사에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있다. 바로 ‘보편적 시청권’ 조항이다. 방송법은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체육경기대회 그 밖의 주요 행사 등에 관한 방송을 일반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권리”를 보편적 시청권으로 정의하고(방송법 제2조 제25호), 이를 보장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구체적인 규정들도 마련하고 있다.

방송법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올림픽, 월드컵 등 ‘국민관심행사등’을 지정하여 고시할 수 있으며(방송법 제76조 제2항), 해당 행사의 중계권자는 일반국민이 이를 시청할 수 있도록 중계방송권을 다른 방송사업자에게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차별 없이 제공하여야 한다(방송법 제76조 제3항). 또한, 정당한 사유 없이 중계방송권의 판매를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행위는 금지된다(방송법 제76조의3 제1항 제3호). 이는 중계권자의 독점적 지위 남용을 방지하고, 국민의 알 권리와 문화 향유권을 보장하기 위한 핵심적인 공익 규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 법원은 어떠한 판단 기준으로 보편적 시청권과 방송중계권을 저울질할까? 과거 지상파 방송사 SBS가 올림픽·월드컵 중계권을 단독으로 확보한 후, 타 지상파 방송사(KBS, MBC)와 재판매 가격 및 조건을 두고 갈등을 빚은 사례에서 법원의 판단 기준을 엿볼 수 있다.

법원은 중계권자가 다른 방송사와 성실하게 협상에 임했는지, 제시한 가격과 조건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수준인지 등을 중점적으로 심리했다. 판례에 따르면, 단순히 협상이 결렬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중계권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판매를 거부’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의도적으로 협상을 지연시키거나 객관적 근거 없이 과도한 가격을 고수하는 행위는 방송법 위반으로 판단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즉, 법원은 중계권자의 재산권을 존중하면서도, 보편적 시청권 보장이라는 방송법의 입법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양자 간의 균형을 맞추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협상 과정의 성실성, 가격 산정의 합리성, 타 방송사의 시청 접근성을 보장하려는 노력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다.

법원이 제시한 균형의 기준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동계올림픽 중계권자인 JTBC는 타 방송사(특히 무료 보편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상파 방송사)로부터 중계권 재판매 요청이 있을 경우, 성실하게 협상에 임해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

만약 협상 과정에서 가격 등 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타 방송사가 JTBC의 협상 태도나 제시 조건이 ‘불공정·불합리’하다고 판단할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할 수도 있다(방송법 제76조 제4항). 그리고 그러한 신고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방송통신위원회는 조사를 거쳐 JTBC의 행위가 금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중계방송권의 제공을 명하는 등의 시정조치도 내릴 수 있는 것이다(방송법 제76조의3 제2항).

결국 핵심 쟁점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이 얼마인지로 귀결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중계권료, 광고 시장 규모, 예상 수익, 제작 비용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될 문제이며,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할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정이나 법원의 판단을 통해 최종적인 기준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JTBC의 동계올림픽 단독 중계는 방송 시장의 경쟁 구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올림픽과 같은 국민관심행사는 단순한 상업적 콘텐츠를 넘어, 전 국민이 함께 즐기는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방송법이 ‘보편적 시청권’ 조항을 통해 중계권자의 재산권과 국민의 시청권 사이의 균형을 도모하고 있는 만큼 JTBC도 중계권자로서의 권리를 누림과 동시에, 보편적 시청권 보장을 위한 사회적 책무와 법적 의무를 다해야 마땅한 것이다. 현재는 합의가 불발되었지만 2032년까지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향후 방송사 간 협상 과정에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재판매 조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원만히 도출되어, 시청자의 권익이 최우선적으로 보장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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